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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101] 여섯살배기 아이들의 '갈등'

기사승인 2011.12.12  11: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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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에서 동료들과 MT를 갔습니다. 미루를 데리고 갔는데, 직장 동료의 아들인 상민이가 와 있었습니다. 잘 됐습니다. 둘이 같은 나이라서 붙여 놓으면 잘 놀 것 같습니다.


 1시간쯤 흘렀습니다. 잠시 밖에 나갔다가 숙소로 들어가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미루와 미루 엄마 그리고 상민이를 딱 마주쳤습니다. 상민이는 굳은 얼굴로 앞으로 뛰어가고 미루는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습니다.


 미루 엄마한테 들은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미루와 상민이가 노는 데 둘이 약간 갈등이 있었답니다. 이런 일이야 아이들 놀 때는 항상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약간 둘 사이에 냉기가 흘렀는데, 미루가 가서 "내가 미안해. 우리 다시 놀자"라고 했다고 합니다. 미루 엄마가 보기에는 미루가 잘못한 게 없는데도 그냥 분위기 수습 차원에서 사과를 한 것 같았답니다. 그런데 사과하는 미루에게 상민이는 "나 너랑 안 놀아"라고 했다는 겁니다.


 미루 엄마의 설명을 가만히 듣고 서 있던 미루가 갑자기 "으앙~"하고 눈물을 터뜨립니다. 꼭 안아줬습니다. "미루야, 너 많이 속상해?" "으응. 흑흑." "말해봐. 어떤 게 속상한지." "내가 상민이하고 화해하고 싶어서, 화해하는 게 너무 힘든데도, 화해할까 말까 화해할까 말까 생각하다가, 그래 화해하자. 마음먹고 가서 말한 거거든? 근데 상민이는 나랑 화해 안해. 으앙~"


 먼저 뛰어나간 상민이에게 가서 말을 걸었습니다. "상민아, 너 아까 미루하고 싸우고 나서 아직 마음이 안 풀렸어?" "......" 다른 쪽을 쳐다보면서 입을 꼭 다물고 있습니다. "상민아, 너 아무 말도 하기 싫을 정도로 마음이 상했구나." "......"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져 있습니다. 상민이 아빠가 아주 엄하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그것 때문인지 아무래도 자기감정을 설명하는 습관이 안 들어있나 봅니다. 그냥 온통 삐친 얼굴입니다. "상민아, 아저씨한테 니 속마음을 조금만 얘기해줘. 아저씨가 미루한테 니가 지금 어떤지 얘기해주고 싶은데 니가 얘기를 안 해주니까 알 수가 없어."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상민이가 입을 엽니다. "아까 팽이놀이 할 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요." 이 얘기만 달랑한 상민이는 계속해서 입을 다물고 있었습니다. 미루가 다시 가서 한 번 더 사과하고, 같이 놀자고 했지만 상민이는 필요 없다면서 다른 곳으로 가버렸습니다.


 미루나 상민이 같이 6살짜리 아이들은 이 시기가 종합적인 사고 능력도 키워지고, 도덕성 같은 것도 발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주양육자가 아이의 감정상태를 잘 읽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되고 표현하게 되며, 타인의 정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도덕성과 규칙을 유난히 강조하는 엄한 아빠의 영향 아래에서 자란 상민이가 자기 마음을 좀 더 잘 들여다볼 수 있도록 집안 분위기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그냥 그런 마음이 좀 들었다는 겁니다.

강상구 시민기자 webmaster@kurotimes.com

<저작권자 © 구로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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