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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구로구여성배구교실(카오스 Cha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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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구로구여성배구교실(카오스 Chaos)
  • 윤용훈 기자
  • 승인 2019.04.18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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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로 맞은 '내 인생의 봄날'

화사한 벚꽃이 만발한 고척동 구민체육센터의 2층 실내체육관. 운동하기 좋은 따뜻한 봄날에 이마에는 송골송골 맺히는 땀과 김으로 붉게 상기된 얼굴을 한 중년 주부들이 배구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묵직한 배구공이 날아오는 것을 가볍게 받고 넘기는 소리와 여기 저기 터져나오는 함성이 체육관을 가득 채운다.

지난 15일 오전 11시쯤 고척2동에 소재한 구로구민체육센터 2층에는 10여명의 주부들이 실전 같은 배구경기 로 체육관이 후끈 달구어졌다. 40대 주부들이지만 마치 프로배구 여자선수처럼 경기하는 모습이 마치 봄날을 맞아 넘치는 생기 그 자체였다.

여성배구교실에 참여하는 주부들이 매주 월·수·금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2시간가량하는 운동 모습이 이렇다고. 2016년부터 시작한 구로구여성배구교실에는 현재 20여명이 등록해 있지만 적극 참여하는 여성은 10여명이라고 한다. 이들은 특별한 집안일이 없는 한 연습에 참여하고 있다고.

대부분 초등학교 및 중학생을 자녀를 둔 40대가 주축이다. 배구공을 잡아본 이들이 아니다. 처음 접해본 주부들이다. 손목에 멍이 들고 손가락이 삐는 등 다치지 않은 회원이 없고, 지금도 다리 골절 등으로 부상을 입은 회원이 속출하지만 배구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3년 전 처음 배구교실이 시작될 때는 배구공이 무섭고 재미가 없어 입문 초기에 그만두는 회원도 있었지만 어려운 연습과정을 무난히 통과한 현 회원들은 배구재미에 빠져 이제 거의 빠지지 않고 연습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배구교실이 처음 시작될 때부터 참여하고 있는 홍은주 회원(48·고척1동)은 "중년 여성들이 접하기 어려운 구기 종목이지만 즐겁고 재미있는 배구를 하고 있다"면서 "아직도 배우는 단계이지만 팀워크가 좋고 회원 모두가 서로 배려하고 친목을 다지면서 똘똘 뭉쳐 경기력을 크게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고 소개한다.

그는 배구를 통해 건강해지고 오후의 직장생활에도 활력이 돼 배구연습 시간에는 빠지지 않고 있다고 배구사랑을 자랑했다.

아이 수영강습으로 체육센터에 왔다가 현수막을 보고 배구교실에 참여했다는 정현정 회원(42·개봉1동). "지도자 감독이 너무 친절하게 회원 눈높이에 맞추어 잘 가르쳐 더 열성을 갖고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면서 "여럿이 같이하는 구기 종목이라 서로 의지가 되고 화합하는 분위기에서 운동하고 있다"고.

이 배구교실은 구로구체육회 소속의 배구지도자 박철현 씨가 파견되어 가르치고 있다. 그는 "처음 배구교실을 시작할 때는 40여명이 등록해 지도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지금은 배구를 좋아하는 20명 내의 정예회원들만 남았다"며 "기본기 익히기, 서브 리시브, 게임 등을 하면서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했다.

현 실전게임까지 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2∼3년 걸렸다고 한다. 배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주부를 상대로 시간이 오래 걸려도 인내심을 갖고 한 단계씩 실력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아마추어들이지만 서브, 리시브, 스파이크 등을 실수 없이 해낼 만큼 경기 기량이 향상돼 올해에는 대외 경기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반기에 열리는 서울시민배구리그에 처음 출전할 예정입니다. 카오스란 팀명으로 접수한 상태이고 대회우승을 목표로 더 열심히 연습할 겁니다"

현 실력으로는 어림없는 목표이지만 어쨌든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 볼 참이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 친선경기를 갖는 등 대회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회원들은 연습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체육관이 정해진 프로그램 시간 외에는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시설 보강이 필요하다며 배구코트와 국제규격의 공으로 바꾸어 주길 희망했다. 여기에 유니폼비용도 지원해주면 대회경기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는 말도 덧붙인다.

이상희 회장(44. 고척2동)은 "배구운동도 좋지만 우선 회원 간 친목을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고, 회원 각자가 아이 교육 등으로 빠지고 연습시간이 부족해 실력향상이 더디지만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더 건강해지고 활기와 에너지가 채워진다"며 "구청지원으로 무료로 진행하는 배구교실은 항시 개방돼 있고 아무 때나 가입하고 할 있다"면서 배구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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