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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사이로] 지역공동체가 잘 살아가는 법 "당신이 형제라면 이들은 우리의 이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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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사이로] 지역공동체가 잘 살아가는 법 "당신이 형제라면 이들은 우리의 이웃이다"
  • 성태숙 시민기자( (구로파랑새나눔터 지역아동센터장) )
  • 승인 2025.10.02 13:07
  • 댓글 0
  •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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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아이들은 아무 말이 없다. 부모님들도 별말씀이 없는 것을 보며 일단 안도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아이들을 돌보는 지역아동센터에 와서 '한국인들이 우리를 혐오한다니 마음이 아프다'는 하소연을 할 만큼 애초에 여유로운 사람도 많지 않았을 것 같다. 속이 곪더라도 우선은 꾹 참고 있을 것 같다. 실은 그게 더 안타깝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며칠 전 시내를 다녀온 저녁 무렵 대림역 인근에서 그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 날은 위협적인 덩어리를 이루어 대림역 부근 도로를 지나더니 이번에는 흉측한 문구를 들고 행진을 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런 것을 아이들이 보지나 않았을지 걱정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노골적인 혐오와 분노 그리고 차별을 드러내는 저들의 숨은 속내가 의아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어쩌자는 말인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중국인들을 다 몰아내고 나면 만족이란 말인가? 왜 중국인들만 혐오하는가? 우리를 식민지로 삼고 약탈한 일본인들은 괜찮은가? 최근 엄청난 관세로 물리려고 하고 있고 공장을 건설해주러 건너간 사람들을 구금하고 몰아낸 미국인들은 괜찮은가 말이다. 도대체 누구는 괜찮고 누구는 안된다고 하는 그 기준을 세운 사람은 누구인지 썩 나설 일이다. 

일방적이고 저급한 혐오와 차별은 옳지 않다. 당장 멈추어야 한다. 갈등과 분열을 불러올 수 있는 그런 선동적인 행위를 그대로 묵과하는 것은 우리가 권위를 부여한 공권력이 자신의 업무를 방기하는 일이다. 그런 방식이 아니라도 우리는 우리의 땅을 지키고, 우리의 정체성을 가꾸고, 이주민과 우리 사이의 필요한 질서를 수립하고 잘 살아갈 수 있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그런 좋지 못한 선동을 멈추는 강력하고 정당한 정치와 공권력의 힘이다. 

지난 9월25일 구로구 지역아동센터협의회 소속 구구단(구로의 오늘이 구로의 내일을 노래하는) 합창단은 제8회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우리는 희망을 노래해요'란 제하로 합창을 선보였는데, 그 중 '바람의 빛깔'이란 곡이 있었다.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서로 다른 피부색을 지녔다 해도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니죠/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 수 있는 바로 그런 눈이 필요한 거죠'라는 아이들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곳에서 어른들이 그런 선동이나 하고 있다니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한다. 

아이들이 함께 부르는 노랫말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자. 이 아름다운 화단으로 날아온 저 씨앗이 장차 무엇이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당장 베어내고 걷어내고 치워버리기만 한다면 얼마나 크고 훌륭한 과실이 달린 나무로 자라게 될지 알 수 없다. 한켠이 비어있는 화단을 얼마나 풍성하고 다양한 화초로 채워나갈지도 상상도 못 하게 된다. 물론 바람을 타고 날아온 모든 씨앗이 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잡초가 들어 애써 가꾼 화단을 망가뜨릴 위험이 있다. 

이런 말을 한다고 당신은 이제 나를 혐오하고 구별 짓자고 할까봐 나는 그게 또 두렵다. 하지만 나는 당신의 형제이고, 그들은 나의 이웃이다. 그들이 함께 살아가 주지 않는다면 우리 공동체는 큰 활력을 잃게 된다. 나는 당신을 나의 형제자매로 존중하지만 그들은 우리 곁으로 와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동네를 함께 가꾸고, 아이들을 함께 길러내며, 밤을 함께 밝히고 살아가는 것에 고마운 마음이 든다는 말이다. 형제자매인 당신이 먼 곳에 있으면서 나의 밤이 얼마나 컴컴한지 알지 못한 그때 그들이 다가와서 우리의 손을 잡고 함께 이 밤을 버텨보자고 했다. 물론 때로 우리는 서로 마음이 안 맞고 이해할 수 없다고 여기며 실망과 의혹으로 맞잡았던 손을 슬그머니 풀 때도 없지 않다. 그러나 나는 지금 당신의 온기가 아닌 이들의 온기로 이 밤을 버티고 있다. 그러니 형제여, 지금 이곳에서 당신의 혐오를 멈춰달라, 사람은 그렇게 살아서는 안되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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